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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며

덕유산 동엽령(너.. 너무 보고싶었어,산59, 06.6.7)

2006.6.6 화요일 날씨 무척 덥고 시야는 흐림

3년전 오늘,

그때는 꽃은 이미 모두 스러지고 찬란한 햇빛이 신록을 더욱 짙푸르게 비추이고 있을때였다.

덕유산은 대전에서 승용차로 한시간 거리에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갈수 있는 거리에 있지만

꽃때에 맞춰 산행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항상 소백산 철쭉의 개화시기와 맞물려 사람들이 소백산으로만 몰리기 때문에
덕유산의 철쭉 보는것을 접어야 했던 점도 있었다.


계속해서 여러루트로 정보를 수집하고 기회를 엿보다가 막판에 소백산산행 예약까지 취소하고

이번엔 덕유산의 철쭉을 꼭 보리라고 다짐하며 덕유산으로 향했다
한편, 잘 접질르곤 하는 남편의 발상태가 시원찮아서 무리하지않은 산행을 하려는 생각도 한몫했다.


9시 25분에 느지막히 출발해도둘만의 산행은 언제나 마음부터 여유로워서 즐겁다.
겨울에 스키타는 사람들로 입구 한참전부터 차가 밀리던 무주리조트가

놀랄정도로 한가한 모습이어서 마음을 더욱 즐겁게 했다
언제 봐도 운치있는 설천봉에 오르니 그녀는(덕유산의 철쭉) 어떤모습일까?

빨리 만나보고 싶은 마음에 걸음이 빨라졌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20여분이면 갈수 있어서 나무로 된 길은 오가는 사람들로 꽉차 있었고
살짝 비치는 아가씨 속치마처럼 연분홍색이 투명한 철쭉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반겨주었지만
그보다 먼저 무뢰한처럼 달려드는 반찬냄새에 기분이 상했다.

다 완성된 그림에 시커먼 물감이 튀어버린것처럼...
안먹고는 살수 없겠지만, 다녀간듯 만듯하게 그렇게 자연을 조용히 관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보고싶었던 철쭉은 그마음을 알았는지,소박하면서도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기다려주었다.
바래봉이나 황매산의 꽃들처럼 엄청난 군락을 이루고 있는건 아니지만

초록의 틈바구니에서 아기자기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숨겨져 있는 마지막 열정까지 모두 보여주고 가려는 듯 거의 시들어가는 꽃들중에서도 생생한 연분홍 꽃들이
하늘을 향해 해맑게 바라보고 있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덕유산의 철쭉을 보기위해 기다렸던 보람을 충분히 느낄수 있었다


중봉에 서서 시원하게 펼쳐지는덕유평전을 바라보는것이 덕유산행에 있어 최고의 즐거움이라고 할수있겠고,
동엽령 가는 길도 편안하고 시원한 조망을 즐기면서 능선을 따라가는 운치있는 산행이라 할수 있었다.
워낙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서 그런지 3년전에 비해 많이 훼손된 느낌이 들었고,중봉을 비롯해서 능선 곳곳에 공사중이어서,덕유의 아름다움이 약간은 반감되었던것이 아쉬웠던 부분이었다


기분같아서는 남덕유산까지 내달리고 싶었지만,오늘은 미답지였던 동엽령까지 가본것으로 만족해야했다
세월이 더 흐르고 나는 그 세월을 따라 자꾸 나이들어가겠지만 보고싶어하는 마음은 변치말자.다시 피어날 봄을 기약하며..

<덕유산 동엽령(1320m)>
산행일시 : 2006년6월6일(화요일)
산행코스 : 곤도라-설천봉-향적봉-중봉-송계사삼거리-동엽령-원점회귀(약8.4km)
산행시간 : 5시간(11:10-16:10)사진촬영으로 시간 지체됨.순수산행으로는 4시간정도면 갈수있을것 같음
인원:그이와 둘이서
경비:곤도라 왕복 2인 2만
시간:대전-무주리조트(한시간)






















배경음악:Until The Last Moments - Yan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