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불봉 설화
2010.12.17 금요일 날씨 눈 펄펄 포근
산행코스:천장골-큰배재-남매탑-삼불봉-동학사
산행시간:12:30~4:30(약 4시간,여유있는 산행)
잔뜩 흐린 하늘의 회색빛이 마음속까지 물들던 아침
문득창밖을 내다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얼마전에 '첫눈'이 살짝 오긴 했었는데,
적어도 '첫눈'이라고 불려지려면 이정도쯤은 와줘야 하지 않을까?
이런날은 집에 있으면 '첫눈'에 대한 예의가 아닐것이다.
한꺼번에 내리는 함박눈으로 갑자기 슬로시티가 된 거리는
온통 하얀색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혼자서라도 갑작스럽게 내미는 이 하얀세상을 받을 수 있지만,
친구와 같이 나눈다면 나누는 만큼 행복도 커질것 같아
친구들을 급섭외해서 계룡산으로 향했다.
소담스럽게 내리던 눈은 그치고
산은 하얀 외투를 걸친 건장한 사내처럼육중하게 앉아있었다.
벌써 한달이 넘도록 산에 들지 못해 안달이 난 심장이
쿵쾅거리며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참 오랜만에 천장골로 드는것 같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가 좋고, 동학사 코스에 비해 무엇보다 좋은것은
입장료가 없다는것이다.
가끔씩 하늘이 컴컴해 지면서 눈발이 날리긴 했지만,
바람이 자는하얀숲속은 포근하기만 했다.
조용한 숲속에 쌓인 눈처럼
도란 도란 나누는 우리의 얘기도 그위를 덮으며
그 고요함의 깊이를 더 하는 듯 했고
잎을 모두 떨궈낸 앙상한 가지마다 얹혀 있는 겨울이
조금은 쓸쓸하지 않게 보이는것은
그렇게 돌탑을 쌓듯 던져진 이야기들이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험한 세상을 살아내자면 사람은 마음을 숨기기도 해야 한다.
자연은 그 지친 마음을 쉬게 하기도 하고,
갇혔던 마음을 열게 하는 힘이 있다.
말없이 서 있는 겨울나무 한그루가
얼마나 많은 말을 전해주는지
나를 치장하기에급급했던 사람은 알수 있을것이다.
그 겨울나무보다도 더 춥고 텅 빈 마음을
세상으로 향했던 모든 문을 닫고
오직 숲의 소리를 들을수 있는 귀를 열어두고 싶을때
눈쌓인 겨울산으로 가자.
그 고요함의 가운데에 서면
세상가운데서 나를 지켜줄수 있는 가장 소중한 깨달음을 얻게 되리니..
계룡산 전경
천장골 매표소
천장골 겨울 풍경
희미한 가을의 추억
스마일~
웃는 눈사람
큰배재
남매탑
상원암
삼불봉 가는 길
장군봉 능선
얼마남지 않은 한해
저 눈사람 처럼 나는 얼마나 웃었는지
뒤돌아 봅니다.
그리고, 또 다가올 한해에도 그렇게 많이 웃을수 있는 날 만들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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