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용문골, 그 아름다운 쓸쓸함이여
2009.10.31 시월의 마지막 날 토요일 날씨 흐리고강풍
용문골-용문골삼거리-칠성봉암릉길-연제대길-시설지구
여유있게 4시간 30분
가을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배웅하러 용문골에 올랐다.
빈 바닷가처럼 쓸쓸해진 그 곳
모두 떠나가도남아 있는 한사람이 되고 싶었다.
쓸쓸한 자리를 지키는 사람으로..
가슴이 시려오는 시간에 시린 가슴마저도 데울수 있는 나무들처럼..
찬란한것만 노래부르지 말고
제빛을 잃어가는것도 마음에 품자.
짓밟히면서도 속삭이는 가녀린 이야기도 듣자
이 늦은 가을엔 가장 작은소리에 귀기울이자.
그것이 쓰러진 것에 대한 배려이다.
계절은 떠나가지만 옷깃을 붙잡지 말자.
조용히 보내고,눈빛으로만 인사하자.
수척해져 버린 숲
내마음도 마른잎처럼 바스락대지만
쓸쓸함마저도 이 계절에는 아름다운,
시월의 마지막 날 가장 숭고한 작별을 하다.
일주일새,발에 치이게 많은 사람들은 모두 떠났다.
남은 단풍빛이라도 건져보려는 사람들틈에 끼여
한적해진 용문골과 칠성봉을 여유롭게 돌아보았다.
바람이 한번 불적마다 우수수 떨궈지는 잎새들
숲은 빛깔도 잃고 눈에 띄게 텅 비었다.
길을 덮어버린 잎새들 사이로 목마른 바람들이 서성댄다.
떠나는 계절보다 떠난 사람들의 무정함이 더 쓸쓸해지던 날
좋아하는곳이라면 그것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지
나는 좋아할것이다.
칠성봉 암릉길에서
마천대에서 뻗어내린 암릉군들의 위용은 여전하다.
금강구름다리와 삼선계단
연제대 계곡길은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길이다.
칠성봉 암릉사이에 나 있는 계곡길로써
올려다 보면 하늘을 찌를듯한 칠성봉 암릉의 위용을 실감할수 있고,
제법 가파른 너널길로 이루어져 있어
한발 한발 내려서는데 조심해야 하지만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이니만큼
단풍이 한참일때는 숨은 비경을 뽐내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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