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에 오르며

산 62. 그들이 공룡으로 가는 까닭은?(설악 공룡능선,06.6.25)


<설악산 공룡능선코스>
산행일시 : 2006년6월24-25일(토,일요일)
산행코스 : 설악동-비선대-마등령-공룡능선-천불동계곡-비선대-소공원
총산행거리 : 20.1km
산행시간 : 14시간(25일오전2:30-25일오후4:00)
운행거리:대전-설악동(4시간)
인원:대전**산악회와 함께


2006.6.24(토)-25(일) 날씨 새벽에 안개비 잠시 맑은 후 오후에 다시 안개비


설악산 공룡능선은 산객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코스인지라
다녀온 사람들은 자부심을 갖겠지만,아직 답사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두려움의 코스인것도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솔직히 체력이 안되서라는것도 있지만, 첫째로는 용기가 부족해서 갈수가 없었던 공룡능선 코스
내가 즐겨 따라다니는 산악회는 산행시간에 많은 제약을 주지 않는 산악회라서
바로 전 주에 대청봉에서 먼발치로만 바라보던 공룡능선을 용기를 내어 다녀오기로 했다.


월드컵 스위스전이 있던날 새벽에 내려오는 눈꺼풀을 올려뜨고 우리 태극전사들이
알프스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기를 그렇게도 갈망했지만 결과는 역부족에다 오심의 불운까지 겹친 안타까운 현실
너무나도 허탈한 심정을 억누르고 또 다시 장도에 오르기 위해 설친잠을 보충했다
설악동에 도착해서 일행은 안개비가 내리는 칠흑같은 어둠속을 일사불란하게 올라
비선대에서 금강굴방면으로 본격적인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등산객들은 우리 일행뿐이었는데도 어둡고 가파른데다가 이슬에 젖어 미끄러운 바윗길이라서 조심스럽게 진행하느라 속도가 느렸다
한시간정도 오르니 첫번째 안부가 나타나 잠시 휴식뒤,마등령을 향해 열심히 발걸음을 옮긴다
새벽 4시 30분쯤 되니 어슴프레하게 날이 밝아오고 가는 길목마다 우뚝 솟아있는 이름모를 봉우리들을 맞닥뜨릴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오전 5시,푸른 새벽빛이 가시지 않은새하얀 운해에 떠있는 아름다운 섬들을 만나는 순간,
두려움과 경이로움에 가슴은 터져나갈듯 두근거린다
아마 처음으로 보는 풍경이기 때문에 더욱 벅차지 않았을까? 길다랗게 뻗어있는 화채능선과 대청봉과 중청능선에 감싸 안긴듯한 공룡능선 풍경은
그저 선경(仙境)이라고밖에 표현할말이 없었다.
마등령을 향해 가는 내내 이런풍경이 내내 바쁜 발목을 잡는다
선경에 취해 가다보니 마등령에 도착한 시간은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3시간 10분 거리(3.5km)를 4시간이 되서야 도착했다


이곳에서 운해를 발밑에 두고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 다음, 거리는 5.1km지만 장장 5시간을 소요하는 본격적인 공룡능선 탐사에 들어갔다
공룡능선길로 들어서기전 붙어있는 안내문 "이곳은 험준한 길이오니 자신의 체력을 고려하여 산행하여야 할..운운.."
이 새삼 가슴을 섬뜩하게 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출발한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연신 탄성을 지르며 즐거운 마음으로 가니,
갑자기 거꾸러지는 가파른 내림길이나,고개를 빳빳히 쳐들고 있는 험난한 오름길도 그리 힘들지 않게 느껴지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풍경뒤로 이렇게 험난한 길이 있을줄 와서 겪어보지 않은담에야 어찌 상상이나 할수 있었을까?
행여 낙상이라도 할까봐 벌벌 떨며 땅만보고 가다가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이마를 몇번이나 찧었던지..(머리위도 필히 살피며 갈것!)


날씨는 무덥고 햇빛은 쨍쨍한 험한 길을 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도중에도 운해는 내내 걷히질 않았고, 새로 몰려오는 운무가 웅장한 봉우리를 감싼다.
새벽엔 안개비를 맞았고 아침엔 개인 풍경,한낮엔 운해와 운무를 하루에 이 모든 풍경을 동시에 볼수있었으니,이것 또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내리막길이든 오르막길이든 뭐든지 잡을수 있는건 다 잡고 내려가거나 올라가야 하고
로프에 매달려 안간힘을 써야하기도 수차례에다가 네발로 기는게 최선인 길의 연속이었지만,
처음으로 이길을 가는 나자신이나 지나치는 산객들의 표정에서 공룡길을 간다는 뿌듯함을 읽을수 있었다
드디어 공룡능선길의 마지막이라 할수있는 신선암을 아찔하게 릿지로 오르니 비로소 긴장이 풀리고 미소가 피어오른다
총 산행중에서 휴식시간은 식사시간까지 모두 합하여 30분이나 됐을까?
거의 쉴새없이 걸어서 기나긴 무너미 고개를 내려와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계산해본 시간은 공룡능선에서만 5시간
그 어디에서도 보지못했던 설악만이 가지고 있는 비경,운해속에 떠 있던 공룡!
결코 쉽지 않은 길을 헤쳐나가야 한다는 도전의식과 모험심
이것이 그들이 공룡으로 가는 까닭이 아닐까?


ps:실행하기 전까지는 미리 겁을 많이 먹었지만힘들었던만큼 보람있는 산행이었고,산행시간을 여유있게 잡고 용기를 가지고 체력안배를 잘 해서 도전한다면 누구든지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한계령부터 시작 공룡능선을 타고 마등령을 거쳐 비선대로 하산하는 A코스팀중 한사람이 체력안배에 실패해서 더 걸을수 없는 지경까지 가는 바람에 119가 출동하는 사고가 있었다
개인적인 성취감달성이라는 욕심에 앞서 내체력이 얼만큼인지 살피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우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누구보다 얼마나 빨리 갔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오버페이스하지않고 산행해야 한다는것을 다시금 깨달았던 산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