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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며

광양 백운산(산49 안개속에서 길을 잃다, 05.8.21)

2005.8.21 날씨 흐림

설악산엘 가고 싶었지만 토요일에도 비가 오락 가락하고 일기예보를 봐도 설악산은 계속 비소식이 있다.
마땅히 갈곳을 정하지 못하여 느긋하게 늦잠까지 자고 있는데
아침 7시나 돼서야 8시 출발하는 광양 백운산행 버스를 타자고 한다.
급히 준비하는 관계로그리 즐기지 않는 김밥을 사서 챙긴후,
승용차에 올라 하늘을 보니 비온후의 하늘이 너무나도 깨끗하고 푸른빛에 하얀 구름떼가 얼마나 선명한지..
이런날에 집에서 죽치고 있으면 정말 갑갑증 나지~

백운산!
산행 초창기때에
백두대간 줄기인 함양 백운산에 가본적이 있었는데 같은 이름의 산이다.
3시간을 달려와 들머리인 진틀에 당도,
몸이 좋아진 뒤로는 거의 지치지 않아서 발걸음도 가볍게 성큼 성큼 산행을 시작한다.
비온뒤라서 수량이 많아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흘러내려가는 계곡을 끼고 오르는 초반 등산로는 여느산과는 달리 거칠다는 느낌이다.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도 건너야 하고, 키를 넘는 수풀더미 사이로 희미하게 난 길을 가자니
가이드 없이는 헤멜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런 길을 지나고 나니, 제대로 된 등로가 이어진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는 3.7km로 신선대 오르는 1.1km가 80도정도의 경사로 좀 힘들었을뿐 능선길은 편안하다.

신선대를 500m쯤 남겨둔 지점이었던가?
작은 안부에 올라서노라니
오른쪽으로 바라보이던 광양 앞바다와 흐린하늘의 장엄한 구름과 구비구비 펼쳐져서
고운 명암을 드러내던 아름다운 산자락들에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보성 일림산에서 한번 경험한 바 있지만
산에서 보는 바다는 얼마나 멋진지..
거리가 멀어 아스라히 보였는데도 가슴이 벅차오르기엔 충분 했다

꼭대기로 올라갈수록 안개는 더욱 짙어져 신선대에 다다랐을때
주위는 온통 안개에 묻혀 웅장한 신선대의 암릉만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주위를 분간할수가 없어서 더욱 무서웠던 신선대,
안개바람에 휩쓸려 떨어질까봐 겁에 질려 정상부에 올라가진 못하고
계단 끝에서 겨우 벌벌 떨면서 서 있다가 내려와 500m거리의 백운산 정상으로 향했다.

백운산 정상인 상봉 역시 안개에 쌓여 조망을 할수 없어 아쉬웠다.
(지리산을 마주 볼수 있다고 해서 좋아했는데...)
하지만, 안개에 쌓인 풍경도 환상적이었다.
그 좁은 정상석 앞에서 김밥을 먹고 있던 몰지각한 사람들을 만나기 전까진....
그리고,상봉에서 내려와 길을 잃기 전까지는...

정상에서 내려오니 선두대가 붙여놓은 리본이 있어서 그쪽으로 내려갔는데,
조금 내려가다 보니까,
삼거리 이정표가 나오는데 우리가 가고저 하는 어치계곡쪽이나 매봉쪽의 표시는 없고,
억불봉 가는방향과 진틀가는 방향 표시만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는 당초의 산행 코스대로 갈림길에서 신선대를 거쳐 상봉으로 갔는데,
산악회 사람들은 곧장 상봉으로 올라가서, 리본이 붙여진것을 거꾸로 봤던것이다.)

마침 어치계곡에서 올라왔다는 아저씨를 따라서
그분만 따라가면 되겠다고 따라간것이 화근이었다
1시간 30분 이상을 가도 하산길이 보이지 않고
능선만 계속 이어지는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니 산악회의 부실한 개념도와 개념도를 경솔하게 해석하고 부정확한 등산안내표지판에 의지한점이실수다,
신선대-정상-억불봉 능선상에 매봉이나 어치리를 표시한 안내판이 하나도 없었다)
초행길의 등산객들도 이정표만 있으면 찾아갈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어야 좋은산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결국 억불봉 까지 거의 다 와가는 지점에서 어떤분이 억불봉으로 해서
어치계곡으로 내려 가려면 그 자리에서 6.4km를 더 가야 한다는데
그때 시간은 벌써 하산지정시각에 가까운 시간이었고, 정말 난감한 상황이었다
뒤돌아 가기에도 멀고 앞으로 나가기에 더 먼 진퇴양난의 길에서 광양제철연수원이 보였다.

어치계곡과는 반대방향인 광양제철 연수원쪽으로 탈출로를 잡아 내려갔다.
가파른데다가 비가와서 미끄럽기까지 한 탈출로를 정신없이 내려오긴 했는데
더 큰 문제는 일행이 있는 반대방향의 어치 계곡으로 가는 일이었다.

그러나 마침 연수원앞길에서 만난 광양시청의 친절한 분을 만나 약속이 있는것도 취소하시고
결코 짧지 않은 거리를 산악회 차가 기다리고 있는 어치계곡 아래 진상면 까지 일부러 태워다 주셔서 얼마나 고마웠던지..
차가 우리때문에 기다린다는 초조한 마음에 고마웠던 마음마큼 인사는 변변하게 못하고
성함도 여쭤보지 못했지만광양시청에 근무하시는 고마우신 분의 은혜 잊지 못할 것이다.

산에서 길을잃기는 처음이었던 백운산행,
운이 없었던 중에도 마지막엔 행운이 따랐던 광양 백운산행도
추억의 한페이지로 곱게 기억될것이다.

<<백운산1,215m >>
산행코스:진틀-2.1km-갈림길-1.1km-신선대-0.5km-백운산 정상-4km-억불봉탈출로-2km-광양제철연수원
산행거리: 9.7km
산행시간: 4시간 48분(11:00-15:48)











* <백운산>
전남 광양시 다압면·옥룡면·진상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반야봉·노고단·만복대등과 함께 소백산맥의 고봉으로 꼽히며,
전남에서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으며 섬진강하류를 사이에 두고 지리산과 남북으로 마주보고 있다.
정상에서는 한려수도와 광양만이 내려다보이며, 금천계곡과 어치계곡, 성불계곡, 동곡계곡 등
백운산 4대 계곡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