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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며

보문산에 오르며(2004-04-12 )



2004.4.11 일요일

책에 써 있는 내용들을 밥 먹듯이 먹어서, 기억할수 있으면 잘 할텐데... ^^
우리 사는 세상에선 기대 할수 없는 일이겠고..
안들어가는 공부를 하느라 지쳐 버린 남편의 머리를 식히기 위해
느지막히 동네 앞산으로의 가벼운 산행에 나섰다.
오늘은 처음부터 처절한 추억(?)이 있었던 코스를 버리고,
사람이 적은 호젓한 코스를 택했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조금만 나가면 이렇듯
좋은 앞산을 만날수 있다는것이 얼마나 행복인지..
햇빛은 따가울 정도지만,산의 습기가 배어있는 바람은 너무나 상쾌 했고,
꽃터널안에서 바람이 불어올때마다 날리는 꽃비는 정말 장관이었다.
늦게 핀 목련이 눈부신 자태로 합창을 하고,
온통 연분홍과 흰색의 천지에 개나리는 노랑색으로
진달래는 핑크색으로 응수하며 수 놓아진 산이라니..
입에서 감탄이 그쳐지질 않는다.
몸도 마음도 가볍게 산길로 접어드니,바로 숨이 차 오르지만,
가쁜 숨소리마저 뿌듯함으로 다가온다.
산행을 몇달 쉰 덕분에 가뿐해진 발목으로
산을 오르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것도 흐뭇했고,
역시나 남편을 동행으로 하는 산행이 즐거운 것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것이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산행에서 배려해 주고 걱정해 주는 사람이
곁에서 같이 한다는것이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지
나 홀로 산행을 해 본 결과 알수 있었다.
가도 가도 끝없이 나오지 않는 고봉(?)의 정상들과는 달리
아담한 앞산의 정상은 피곤하지 않을 만큼의 거리에 있다.
보문산 정상인 시루봉에 올라보니,내가 사는 아파트도 한손에 잡힐듯 가깝고..
도미노를 세워 놓은듯한 아파트들이 손대면 톡 하고 쓰러질것만 같다.
혼자 걸어야 할 산길을 굳이 손을 잡고 내려가는 남편에게
살짝 눈을 흘겨보이면서도,싫지 않은
가히 닭살 산행이라 이름 붙힐만한 산행이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