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사진 2011년>
2004.3.28 일요일 보문산
고3 수험생 딸까지도 한달에 한번 목욕하라고 놀려 준다는 일요일,
일찍 일어날 이유가 전혀(?) 없는 그런 일요일이었다.
누구의 일요일 아침 풍경이 그러하듯이
느지막히 아침겸 점심 먹고, 커피 한잔 하고,
오늘도 이렇게 먹고 치우고 먹고 치우고 하면서 하루가 지날려나? 했는데,
거의 폐인 수준으로 책속에 파묻혀 있던 남편이
"어딘가 갈까?" 하면서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디리는 것이다. ^^*
나:(귀가 번쩍 뜨여서)"산에 갈까?"
남편:"그러든지..."
그렇게 꼬셔도 공부해얀다며 꿈쩍을 안하던 남편인지라..
이게 웬떡이냐 하고 입이 귀에 걸려가지고 등산 채비를 차렸다
1시도 넘은 시각이라서 멀리는 못가고 그야말로 동네앞산인 보문산에 다녀 오기로 하고 집을 나서는데,
캬~ 날씨 직여주지요~~꽃은 만발했지요~
내 마음도 꽃이 핀것처럼 해반했었지요.
그.런 . 데 !
그 마음은 100미터도 못가서,지각변동을 시작하는 화산처럼 되어 버렸다는 얘기지요.
원인은 행락철의 계절이라서,
이렇게 날씨 좋은날은 결코 집안에 머무를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의지의 행락객들의 차.차.차.
거기서 부터 남편의 투덜거림이 시작되고,이마에 내천짜가 깊어진 것이었었다.
산에 운동하러 가는 사람이 머 그리 따지는게 많은지..
산에는 등산객만 있어야 한다는 논리에다가, 자기가 싫은 것은 절때 못한다는 노인성(?) x고집을 들어주다 못해,
결국 산에까지 가서,서로 각자 갈길을 갑시다 하고
닭살 부부라는 유명세에 먹칠을 하게 되는 사껀이 생기게 된것이다.
내가 가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설마?? 하는 마음에 오르는 산길에서도 뒤를 돌아다 봤지만,
그것은 영원한 나의 착각일뿐..휭~ 허니 부는 바람이 나를 비웃고 있을뿐이었다.
사람이 분노가 차면 더 힘이 난다는 것을 느끼며 오기로 더 씩씩하게 산을 오른다.
고흥 팔영산 이후로는 등산을 쉰 상태였는지라, 약 0.9키로의 거리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올라가게 됐다.
오를수록 살풋 불어 오는 훈풍에 노랗게 웃으며 반겨주는 예쁜 산수유에
무서운 소리로 들끓어 대던 분노와 서운함이 사그러 드는것 같았다.
역시나, 산은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곳임을 깨달으며,
보문산성에 오르니,시야가 확 트이고, 대전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오는 것이
내 마음의 시야도 활짝 트이는 것 같았다
우리 아파트 화단의 산수유와는 색깔부터가 다른 노란 산수유와
응달에는 이제 막 몽우리를 맺힌 진달래
햇빛 잘 받는 곳에선 키큰 진달래꽃이
그 자태를 뽐내며 눈을 사로 잡는다
이제 산은 긴긴 침묵에서 벗어나
웅장한 합창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시작은 전쟁의 예고편(?)이었지만,
약 2시간동안 수련(?)을 마치고 나니,
마음은 한결 가벼웠던 최초의 나홀로 산행이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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