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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며

제천 금수산(산 25, 03.10.15)




2003.10.12 일요일

분홍빛으로 밝아오는 하늘이 너무도 아름다웠던 이른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오늘도 장도에 오르는 길
제천 금수산으로 출발한 시각은 오전 7시 10분
먼길을 가는 만큼 차에 기름을 채우면서 또 본전생각이 난다.
명산 탐방과 운동으로써의 등산 사이에서 항상 갈등하지만,

역시나 우리의 생각은 가보지 않은곳으로의 모험심쪽으로 기울어지고 만다
대전 톨게이트를 통과

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려 이젠 제법 썰렁해진 공기에 싸늘해진 손과 마음을

뜨거운 아메리칸 커피에 녹이며 오창휴게소에서 한숨 돌린다

길을 떠나는 자의 운치를 채 즐기기도 전에 갈길이 먼 관계로 서둘러 차에 오른다
중부고속도로로 기수를 바꾸어 증평 I.C로 빠져나온뒤,

계속 36번 국도를 타고 한없이 가는 길이었다.
사과의 도시 충주에서 길을 잃고 잠시 헤메다가

충북 특유의 꼬불꼬불한 길을 달린지 3시간 만에 금수산에 도착
몸은 가볍고, 산에 오를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한무리의 단체 등산객들과 섞여 포장된 길을 좀 오르다 보니,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은 경관은 좋지만 험하고 거리상으로도 좀 도는길인

용담폭포-망덕봉-금수산 정상 가는길이고
오른쪽의 작은 소로는 대개 하산길로 택하는

동문재-어댕이골-얼음골재-늘등-살개바위고개를 지나는 완만한 길이다.

단체 등산객들은 망덕봉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영원한 아웃사이더인 우린 오른쪽 소로를 택한다
동문재 갈림길에 다다르니 두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우린 아랫쪽 길(왼쪽)을 택하여 간다.
이 코스론 오르는 사람이 우리뿐이다.

길을 잘못든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리본조차 매달려 있지않은 길이었다.
수북히 쌓인 낙엽만이 발밑에서 아우성치며 버석대는 길은 완만하고 편한 길이었지만,

가도 가도 안부는 보이지 않는다.

날씨는 점점 흐려셔 가는 빗방울이 흩뿌리기 시작하는 안부에 다다랐을때,

처음 길목에서 만났던 단체 등산객들의 선두그룹을 만났다.
산에 오를때 사람들은 등산객으로써 갖추는 모든 복장을 다 하고 있지만,

정상에 가까워 올수록 긴소매 옷이며 조끼를 벗어 던지고

복장이 많이 흐트러 지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을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높이가 높아질수록 단풍은 표현하기 힘들정도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사진으로는 그 오묘한 색채를 담아낼수가 없다는게 안타까웠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지나온 단풍능선을 바라보며,

마지막 가쁜숨을 몰아쉬고 오른 정상은
속리산에서 처럼 증명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비가 뿌리다가 멈추고, 운무가 몰려왔다가 걷히는 순간

해발 1016미터위의 나는 구름위에 앉은 기분이 된다.

거짓말처럼 구름은 내 발아래에 있다.
허기진 참에 따끈한 컵라면에 김밥을 게눈감추듯 먹어치우고

남릉쪽으로 하산하는데,

길이 많이 험하다.

동문재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을 택했다면 이 코스로 올라왔을텐데,

곧바로 정상으로 오는 길이긴 하나, 많이 힘들었을것 같았다.
나에게는 유난히도 컨디션이 좋았던 산행이었지만,

남편은 두번이나 발목을 접질렀고,

친절하게 뿌리는 파스를 뿌려준 어느 단체의 가이드 아가씨의 따뜻한 마음씨에

산꾼으로써의 동지애를 느낄수 있었던 산행이었다.

Mariah Carey ~ My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