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9.21.일요일
알람까지 울려놓고 산행을 기다려온 날이 밝았다.
산위에서 먹는 밥맛이 어떤가를 보여주겠다는 엄마말을 듣고 따라나서는 딸을 대동하고 간다고
도시락도 준비하고 간식도 준비해서,서둘렀다고 하는 시간이 9시 30분이다.
일어나자 마자 배가 살살 아프다는 딸래미에게 빈속에 정로환만 맥이고, 출발 했는데, 초반부터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산에 오르려면 아침을 먹어둬야 한다는 말을 어기더니, 멀미가 난다고 한다.
오늘의 코스는 승용차로 법주사 까지 가서, 주차장에 차를 두고,택시를 이용 대목리 마을 기점에서 출발
천황봉을 거쳐 법주사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로 정했다.
대목마을-천황봉까지는 2.7키로 천황봉-법주사까지는 5.1키로 도합 7.8키로의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날 대목리 마을 코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우리 뿐인거 같았다.산을 향해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는데,
초입은 돌이 깔려 있지만, 완만한데도, 몸무게가 꽤 되는(^^) 딸냄은 힘들어 한다.
오르막이 시작되자 마자 사정은 급격히 악화 되어,평소에 전혀 운동량이 없던 딸이 갑자기 무리를 한 탓인지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빈속에 정로환을 먹인게 화근이 된거 같았다
정상으로 가는 거리가 짧은대신 오르막이 가팔랐는데, 조금은 단련이 된 우리에겐 힘들지 않았어도
왕초급자인인 딸에겐 얼마나 힘든지,아침밥을 억지로라도 안먹인것이 내내 후회가 되었다.
성질 급한 남편은 먼저 올려보내고,비실거리는 딸내미를 독려하면서 오르는 길은 한없이 멀기만 했다
거의 갈짓자로 비몽사몽간 사력을 다해 오르는 딸을 보며, 119를 불러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했지만,
우여곡절끝에 천황봉을 밟는 순간, 딸내미는 바닥에 털썩 퍼질러 앉아 버린다.
그런 딸내미를 아빠는 수고 했다고 환하게 웃으며 토닥여 주고,한숨 돌리게 한다.
과연 이름난 산의 최고봉(1058미터)인 관계로 천황봉 정상엔 각지에서 온 등산객들로 만원 사례를 이루고 있었다.
그동안은 가는 길은 물론 정상에서도 사람구경을 못해본 터라, 별로 적응이 안됐다.
사진촬영도 널널하게 못하겠고,사람에 치이는 것 같아 약간 짜증도 났다.
산에서 호연지기를 배워야 하는데,나의 편협함은 대체 언제쯤이면 희미해 지려는지..
쾌청한 날씨 덕분에 파란하늘과 조화를 이룬 멋진 구름들과 수석전시관처럼 펼쳐진 봉우리들,
탁 트인 조망은 뭐라 말할수 없이 시원하고 아름다웠다.
근래들어 이렇게 시원스레 펼쳐지는 조망을 한적이 없기 때문에,경치를 바라보는 마음은 감동의 물결이었다.
꿀맛같은 밥맛을 느끼려고 왔다가 죽을뻔 했다는 딸내미의 말에 한바탕 웃고,
아직도 밥 한숫갈도 못넘기겠다는 딸내미에게 억지로 밥을 한숫갈 먹여놓고 쉬게 하니, 좀 생기가 돈다.
경업대로 해서 비로봉까지 속리산의 봉우리들을 두루 섭렵하며 내려오는 코스를 버리고 법주사로 곧바로 하산하는길이 많이 아쉬웠지만
그나마 딸내미가 정신이 돌아온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몸상태가 나아진 딸과 내려오는길은 화기 애애 했다.
이제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확연히 알수 있었던 것은 얼음물이 녹지 않아서, 그 어느 산행에서 보다 물을 적게 먹은걸로 알수가 있었다.
대목마을에서 오전 11시 30분에 시작한 천황봉 대 장정은 어둑어둑해진 6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지만,
부부만의 산행이 아닌 가족산행이 되었던 사실이 마음을 뿌듯하게 했고,
고생한 딸에게도 잊혀지지않는 추억을 만들어준 뜻깊은 여행이었던것 같다. 끝.
교통:서울에서 오시려면
서울(경부고속도로)-청주 I.C(36번국도)-청주-보은(25번 국도)-삼가저수지-대목마을
교통: 대전에서 가시려면 경부고속도로 - 옥천 I.C - 37번 국도 - 장계 - 보은 - 속리산
*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택시를 타고 대목리까지 가는데 13,000원이다, 주차전에 택시기사분에게 전화하면 주차비 3,000원은 벌수 있도록 안전한 주차장소도 안내한다하니 필히 사전에 연락해 볼것...주차비, 국립공원 입장료면 대목리로 가는 택시비로 충분하다. 법주사에사 원점회귀하지 않고 대목리-천황봉-비로봉-문수봉-문장대-법주사로 종주할 수 있는 좋은 코스로 생각되어 적극 추천(법주사-문장대-법주사코스는 조금 지루하단 생각이...)
* 법주사에서 대목리 갈때 이용한 택시 기사님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된 윤호준씨(HP:011-344-3726) 참 친절하더군요..참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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