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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오르며

함양 백운산(산 20, 03.9.16)




2003.9.13 토요일

이런저런 이유로 산행을 걸른지 한달여가 되니, 거의 몸이 꼬일 지경이 된다.
황금연휴도 고스란히 비와 태풍에게 반납해야 하나 했는데,
태풍이 할퀴고 간 직후에, 산행을 한다는게 가슴아픈일을 당하신 분들께는 무심하게 비칠까봐 우려가 되었지만,
수선스럽지 않게 다녀오리란 마음을 가지고 함양 백운산으로 향했다.


항상 백두대간 종주에 대한 염원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백두대간의 줄기라도 밟아보고 싶은것이다.
전날,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걸로 봐서
다음날의 날씨를 점칠수가 없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출발 시간이 늦어졌다.
남덕유산갈때와 마찬가지로 서상 인터체인지로 진입, 남덕유산의 반대방향인 함양,안의 방면으로 차를 몬다.
날씨는 언제 태풍이 불었냐는듯 따가운햇살이 내리쬐고,
간혹 불어난 물이 길에까지 흐르는 것으로 태풍의 흔적을 엿볼수 있을뿐이었다.


초행길이라,약간의 방황이 있었지만,대전을 출발한지 2시간여만에
산행기점인 대방마을에 다다를수 있었다.본고장 사람들의 안내로 상연대 까지 차로 올라갈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오래 운동을 쉬었기도 했고,출발 시간이 늦은 관계로 산행거리를 최대한 짧게 잡아야 했다.


차로도 힘겹게 오른 산길이 2.4키로
보통은 마을에 차를두고 걸어야 하는 길이었지만,상연대에서부터 오르기로 했다
상연대에서 정상까지는 1.9키로. 이미 반이상은 올라온거나 다름없었기에,
상연대에서부터는 곧바로 치고 올라가는 길이었다.


역시나 한동안 산행을 하지못한 표시를 내느라고,몇걸음만에 금방 숨이 턱에 차오른다나의 산행 스타일은 기차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기차가 아닌 증기 기관차말이다.
첨엔 시동을 거느라고 숨가쁘게 치~치~폭~~폭 하다가 달리다가 보면 일정한 기계음을 내는 증기 기관차
한동안 오르다 보니, 길도 그리 험하지 않고 대체로 완만해서,다리도 숨소리도 편안해 진다.

전망대라고 표시되어 있는 지점은 과연 이름에 걸맞게 봉우리들을 한눈에 조망할수 있는 천연 전망대였다.
겹겹이 펼쳐져 있는 청록빛 산과 구름의 그림자들 했빛과 그늘.모든것이 한폭의 그림같다.
모든걸 휩쓸어버릴것 같은 돌개바람과 확트인 전경에 한동안 취해 있다가 정상에 오르니,
정상은 잡목들에 가려져 오히려 조망이 좋지가 않다.


백두대간 종주를 위해 거쳐가는 한 지점으로써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형형 색색의 리본에서
그들이 흘린 굵은 땀방울과 거친 숨소리가 오버랩 되어 보인다.
이런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니,나두 이젠 진정한 산사람이라고 할수 있을까?? ^^
왕복 3시간 30분정도의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길은
눈에 띄게 짧아진 해가 뉘엿 뉘엿 지고 있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오랜 휴식끝의 산행을 축하라도 하려는 듯, 분홍빛으로 곱게 물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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