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7.27 일요일
당초 계획은 월악산에 가려던 것이었는데,
새벽 5시에 맞춰놓은 알람을 누르고 다시 자는 바람에 어긋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내차로 가기엔 부담스러운 곳이다.
더군다나,평소 다니던 산행의 배나 되는 산행시간을 볼때 선뜻 용기를 내기가 어렵다.
소백산도 갔다온 나인데,그동안 너무 나약해 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침 갑작스런 소나기도 쏟아지고 해서,바다쪽으로 출사나 갈까 했는데,
역시나, 우리는 산으로 가란 거였는지,한차례 소나기가 훑고간 하늘이 말끔하고 투명하게 펼쳐진다.
금단현상(?^^)으로 안절 부절 하던차라,서둘러 준비를 하고 길을 나선 시각이 벌써 정오
목적지는 충북 영동과 충남 금산에 걸쳐진 천태산
간간히 먹구름이 밀려오기는 했어도, 날씨는 등산하기에 적당한 날씨인것 같다.
오후 1시 50분정도 부터 산행 시작,A코스에서 D코스로 내려오는 길(6.5키로)을 선택하고 출발했다.
길도 그리 험하지 않고 심심할만 하면 서바이벌 게임을 하듯 나타나는 암릉위의 밧줄.
모험을 좋아하신다면 꼭 한번 올라보라고 권하고 싶은 천태산이다.
A코스는 오르는 내내 주위 경관을 둘러볼 틈도 없는 스릴 넘치는 길이었고,
등산로를 잘 개설해 놓은 분의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엿볼수 있었던 산이었다.
100미터마다 정상까지의 거리를 표시해 놓았고,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과, 안전한 길을 원하는 사람들의 기호 까지도 생각한 듯,
그 길을 지나가면서 직접 체험해 본 사람으로서의 마음으로 등산로를 닦아 놓은 점이 정말 인상 깊었다.
714미터의 정상을 밟고 하산하는길은 완만하고, 주변 경관이 너무 수려했다.
몇군데, 재미삼아 있는듯한 밧줄이 있었지만, 말 그대로 그것은 재미있는 놀이였다.
놀면서, 경치에 감탄하면서,온 산이 쩌렁 쩌렁 울리게 야호를 외치면서 내려가는 길은
근래 들어 젤 즐거운 산행인것 같다.
영국사에 들러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외국여행때 가족들의 안녕을 위해 합장 하고,
수령 600년의 은행나무를 지나오다 보니,늦은 아침만 먹고,힘든 산행을 한 후라, 배가 슬슬 고파오는데,
왔던길을 다시 가기 싫다고, 남편은 다시 망탑봉 오르는 길을 택한다.
거리상으론 250미터 밖에 안되지만, 이미 하산길에 들어섰을때 다시 산에 오른다 생각하니 기운이 빠진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그 길을 선택한걸 잘 했다고 생각 하기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쩌면 그렇게 아가자기하게 재미있는 산인지, 내려오는 길에서 만난 또 하나의 폭포인 진주 폭포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그 폭포 바로 옆을 쇠사슬에 의지하여 내려가야 하는 코스였는데, 얼마나 스릴 넘치던지..
천태산을 만끽하고 돌아오는 우린 유격대원이 다 되어 있었다.
즐겁고, 스릴 있었던 천태산에서의 훈련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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